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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의 직권남용 있었나… 'CJ 이미경 퇴진압력' 수사

Marine Kim 2016. 11. 10. 00:16

靑의 직권남용 있었나… 'CJ 이미경 퇴진압력' 수사

  • 입력 : 2016.11.09 03:00

[최순실의 국정 농단]

靑 겨냥한 檢수사 계속 확대… 朴대통령 조사도 불가피

당시 조원동 수석 "VIP 뜻이다"… 어떤 진술 나오든 수사 못 피해
CJ측 "이재현회장 볼모로 잡혀 철저히 그쪽 코드 맞추려 노력"

CJ의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사업 추진과 이재현 회장 수사 일지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 범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8일 청와대가 2013년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당연히 수사 대상이고,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밝혀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은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VIP(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거론하면서 이 부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최근 언론에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두 사람의 통화를 녹음한 것으로 보이는 녹음 파일 내용에 따르면 조원동 전 수석은 손 회장에게 "수사까지는 가지 않아야 하는데…" 하면서 이 부회장이 말을 듣지 않을 땐 검찰을 동원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 사건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드러난 게 없다. 조원동 전 수석이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 재벌 최고경영자를 강제로 물러나도록 사실상 '협박'했다는 것이어서, 검찰의 1차적 수사 대상은 조 전 수석과 박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수사가 '최순실 너머'로까지 미치게 된 것이다.

이 녹음 파일 내용대로 청와대 수석이 민간 기업인 CJ의 경영권에 간섭하고 경영자를 겁박했다면 그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조 전 수석에게는 직권 남용 혐의 또는 강요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수석은 경제정책 등을 총괄하지만 사기업 경영진 인사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며 "전형적 직권 남용"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장은 "'수사'까지 언급하면서 말을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협박한 것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의혹이 불거진 후 외부와 접촉을 끊고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은 '박 대통령의 개입 여부'이다. 조 전 수석 말대로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퇴진'을 조 전 수석에게 지시한 게 사실이라면 대통령 역시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고 형사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조 전 수석이 뭔가 다른 이유로 대통령을 팔면서 손경식 회장을 압박했을 수도 있다. 결국 조 전 수석이 검찰에서 어떻게 진술하느냐에 따라 박 대통령의 책임 여부가 갈린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간부는 "어찌 됐든 녹음 파일이 공개된 이상 대통령 역시 사실관계에 대한 명확한 규명을 위해서라도 조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퇴진 압박을 받은 것이 CJ가 벌인 '문화 콘텐츠 사업'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화·케이블TV 등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이른바 '진보 성향' 영화를 만들고,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일 등으로 정권에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것이다. CJ 이재현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7월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수사받고 구속됐다.

이와 관련해 CJ의 전직 임원은 "이재현 회장이 '볼모'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우리 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철저하게 '그쪽' 코드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를 좌파로 몰아대는 그들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며 "창조경제를 응원하겠다고 하는 등 갖은 애를 썼지만, 이 부회장이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유전병을 치료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나 현재까지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다.

CJ그룹은 이후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적극 협력했다.

[인물 정보]
"CJ 이미경 퇴진, VIP 뜻이다. 늦으면 난리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