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일부 질문에는 새로운 답변
이재용 부회장 현장에서 대안 제시
재벌 총수 9명이 총출동한 ‘최순실 청문회’는 위원들의 막말과 증인들의 ‘버티기’로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의 질문은 기업 총수들의 새로운 답변을 얻어냈다.
특히 위원들의 질의 중 80%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답변을 위해 미래전략실 폐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등 현장에서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청문회가 그나마 거둔 성과다.
◆ 이재용 결단 끌어낸 3가지 질문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폐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그룹의 연말 또는 내년 초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된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폐지됐던 전략기획실이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부활한 조직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 지원에 개입한 것은 물론 갤럭시노트7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구: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께서 지난 2008년 4월 22일 소위 ‘삼성 치욕의 날’에 약속하신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겠다’, ‘차명계좌를 실명전환하고 세금납부 후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두 가지 약속 모두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이재용: (이건희 회장께서) 제일 적절한 방법을 찾아 기회를 보시다 지금 투병 중이시다. 이 말씀은 드리겠다. 어머님, 형제들과 상의해 봐야겠지만 저희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면 정말 좋은 일에 쓰겠다.
-이종구: 대통령 주변에 직언을 안하는 간신배들이 많아 대통령이 어렵게 됐는데, 제가 보기엔 (이재용 부회장도) 똑같은 것 같다. 주위에 계신 미래전략실 분들을 쓴소리 할 수 있는 분들로 쓰고, 미래전략실은 해체해야 한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아버님 약속을 이재용 부회장이 실천하라. 어떻게 하겠나.
▲이재용: 오늘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었고, 미래전략실에 관해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을 느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
-이종구: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전경련 탈퇴도 밝혔다. 전경련에서 탈퇴할 것이며, 삼성은 기부금도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발언에 뒤이어 현대자동차, SK, LG 등도 탈퇴 의사를 밝혔다. 전경련이 존폐 기로에 놓인 것이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역할을 다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태경: 국민들은 새누리당도 공범으로 보고 해체하라고 한다. 이 자리에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 때 나오신 분들의 자제분들이 계신다. 그 이후로 정경유착이 이뤄지고 있다. 매개물인 전경련을 해체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와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구시대 경제인과 다르다. 저와 증인은 대학도 비슷한 시기에 다니고 세대가 비슷하다. 내가 새누리당 해체에 앞장설 테니 증인은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해달라.
▲이재용: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
-하태경: 삼성이 전경련에 기부금 내는 것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해달라.
▲이재용: 그러겠다.
-하태경: 미국은 전경련 같은 조직이 없다. 싱크탱크나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어달라.
▲이재용: 의원님 말씀을 유념하고,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책임질 것이 있으면 다 지겠다.
-하태경: 내가 말한 기부금은 회원사가 내는 회비 분담금을 말한 것이다. 이재용 증인, 여기서 구시대의 매듭 하나만 짓자. 어느 정도 전경련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정확히 확실하게 한 마디만 하자.
▲이재용: 좋은 취지의 사업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하겠다.
-하태경: 전경련 해체는 여기서 오늘 저와 약속한 것이다. 네, 한 마디만 하면 된다.
▲이재용: 제 입장에서 해체는 자격이 없고, 그냥 저희는 탈퇴하겠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위원들이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자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다면 삼성 경영권을 넘기겠다"며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과 비난에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위원들은 이 부회장을 향해 지난 2000년대 초 주도했던 인터넷 사업인 'e삼성'과 발화 논란이 있었던 갤럭시노트7을 언급하며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맡는 게 적합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영선: 저한테 국민들이 보낸 문자가 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억력이 안 좋은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 보다 잘 아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야할 것 같다’는 내용이다.
▲이재용: 저보다 훌륭한 경영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박영선: 언제든지 넘긴다는 말인가?
▲이재용: 네.
-박영선: e삼성을 세운 적이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사주지 않았나?
▲이재용: 어디가 다시 (사주고 했는지) 기억이...
-박영선: 그것도 기억을 못하는 것인가.
▲이재용: 네 죄송하다.
-박영선: 갤럭시노트7이 실패하고, 이재용 폰도 실패했다.
▲이재용: 말대꾸 죄송하지만, 이재용 폰이라는 것은 없었다.
-박영선: 이재용 폰이라고 기사에 나온 적 있다. 잘 안팔리니까 없어졌을 것이다.
▲이재용: 그런적 없다.
-박영선: 아까 미래가치를 높이겠다고 하셨다. 이런 분에게 어떻게 미래가치를?
▲이재용: 저보다 우수한 분을 모시고 오는 것이 제 일이다. 저보다 우수한 분이 있으면 다 넘기겠다.
◆ 기업 총수 답변 베스트와 워스트는?
기업 총수들은 누가 제일 답변을 잘했을까. 국회 관계자들은 베스트(best)와 워스트(worst) 모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꼽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지만, 이날 청문회처럼 오랜 시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위원들의 쏟아지는 질타에 미래전략실 폐지와 전경련 탈퇴 등 대안을 내놨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선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이 부회장이 선도적으로 전경련 탈퇴를 꺼내들며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던 전경련이 급격한 개혁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울러 정유라씨 지원 의혹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죄송하다" 또는 "지켜봐달라"라는 답변을 반복하며 최대한 몸을 낮췄다. 청문회에 비교적 성실하게 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을 처음 안 시점이 언제냐', '정유라에게 승마 지원금 37억 원을 주기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냐' 등의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또 의원들의 날선 추궁이 이어질 때면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 등의 다소 동떨어진 대답으로 즉답을 피했다. 전형적인 재벌들의 청문회 답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최악의 답변’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른 총수들에 비해 솔직한 답변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전화통화 사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그는 "먼저 연락했던건 전화가 아니고 좀 만나자해서 직접 만났다"며 "조 수석이 대통령의 말이라고 하면서 그룹에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좀 자리를 비켜달라, 회사를 좀 떠나줬음 좋겠다고 해서 그 말 자체에 대해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의심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군부 정권 때나 이런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순실씨의 지원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거부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최 회장은 “펜싱, 테니스, 또 하나의 종목에 대한 육성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실무진에게 들었다”며 “실무진이 사후에 당시 왔던 계획이나 얘기가 상당히 부실했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기업 현실에서는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날 정유라씨에게 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증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 현장에서 대안 제시
재벌 총수 9명이 총출동한 ‘최순실 청문회’는 위원들의 막말과 증인들의 ‘버티기’로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의 질문은 기업 총수들의 새로운 답변을 얻어냈다.
특히 위원들의 질의 중 80%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답변을 위해 미래전략실 폐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등 현장에서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청문회가 그나마 거둔 성과다.
- ▲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폐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그룹의 연말 또는 내년 초 정기 인사에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된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폐지됐던 전략기획실이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부활한 조직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말 지원에 개입한 것은 물론 갤럭시노트7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
-이종구: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께서 지난 2008년 4월 22일 소위 ‘삼성 치욕의 날’에 약속하신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겠다’, ‘차명계좌를 실명전환하고 세금납부 후 유익한 일에 쓰겠다’는 두 가지 약속 모두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이재용: (이건희 회장께서) 제일 적절한 방법을 찾아 기회를 보시다 지금 투병 중이시다. 이 말씀은 드리겠다. 어머님, 형제들과 상의해 봐야겠지만 저희가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면 정말 좋은 일에 쓰겠다.
-이종구: 대통령 주변에 직언을 안하는 간신배들이 많아 대통령이 어렵게 됐는데, 제가 보기엔 (이재용 부회장도) 똑같은 것 같다. 주위에 계신 미래전략실 분들을 쓴소리 할 수 있는 분들로 쓰고, 미래전략실은 해체해야 한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아버님 약속을 이재용 부회장이 실천하라. 어떻게 하겠나.
▲이재용: 오늘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었고, 미래전략실에 관해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것을 느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
-이종구: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전경련 탈퇴도 밝혔다. 전경련에서 탈퇴할 것이며, 삼성은 기부금도 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발언에 뒤이어 현대자동차, SK, LG 등도 탈퇴 의사를 밝혔다. 전경련이 존폐 기로에 놓인 것이다.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역할을 다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하태경: 국민들은 새누리당도 공범으로 보고 해체하라고 한다. 이 자리에 지난 1988년 5공 청문회 때 나오신 분들의 자제분들이 계신다. 그 이후로 정경유착이 이뤄지고 있다. 매개물인 전경련을 해체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와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구시대 경제인과 다르다. 저와 증인은 대학도 비슷한 시기에 다니고 세대가 비슷하다. 내가 새누리당 해체에 앞장설 테니 증인은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고,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해달라.
▲이재용: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
-하태경: 삼성이 전경련에 기부금 내는 것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해달라.
▲이재용: 그러겠다.
-하태경: 미국은 전경련 같은 조직이 없다. 싱크탱크나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어달라.
▲이재용: 의원님 말씀을 유념하고,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책임질 것이 있으면 다 지겠다.
-하태경: 내가 말한 기부금은 회원사가 내는 회비 분담금을 말한 것이다. 이재용 증인, 여기서 구시대의 매듭 하나만 짓자. 어느 정도 전경련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만들어진 것 같다. 정확히 확실하게 한 마디만 하자.
▲이재용: 좋은 취지의 사업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하겠다.
-하태경: 전경련 해체는 여기서 오늘 저와 약속한 것이다. 네, 한 마디만 하면 된다.
▲이재용: 제 입장에서 해체는 자격이 없고, 그냥 저희는 탈퇴하겠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위원들이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자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다면 삼성 경영권을 넘기겠다"며 깜짝 선언을 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과 비난에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위원들은 이 부회장을 향해 지난 2000년대 초 주도했던 인터넷 사업인 'e삼성'과 발화 논란이 있었던 갤럭시노트7을 언급하며 이 부회장이 경영권을 맡는 게 적합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저한테 국민들이 보낸 문자가 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억력이 안 좋은 것 같다. 이재용 부회장 보다 잘 아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겨야할 것 같다’는 내용이다.
▲이재용: 저보다 훌륭한 경영인이 있으면 언제든지.
-박영선: 언제든지 넘긴다는 말인가?
▲이재용: 네.
-박영선: e삼성을 세운 적이 있다. 삼성전자가 다시 사주지 않았나?
▲이재용: 어디가 다시 (사주고 했는지) 기억이...
-박영선: 그것도 기억을 못하는 것인가.
▲이재용: 네 죄송하다.
-박영선: 갤럭시노트7이 실패하고, 이재용 폰도 실패했다.
▲이재용: 말대꾸 죄송하지만, 이재용 폰이라는 것은 없었다.
-박영선: 이재용 폰이라고 기사에 나온 적 있다. 잘 안팔리니까 없어졌을 것이다.
▲이재용: 그런적 없다.
-박영선: 아까 미래가치를 높이겠다고 하셨다. 이런 분에게 어떻게 미래가치를?
▲이재용: 저보다 우수한 분을 모시고 오는 것이 제 일이다. 저보다 우수한 분이 있으면 다 넘기겠다.
◆ 기업 총수 답변 베스트와 워스트는?
- ▲ 조선비즈DB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지만, 이날 청문회처럼 오랜 시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위원들의 쏟아지는 질타에 미래전략실 폐지와 전경련 탈퇴 등 대안을 내놨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비선 조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이 부회장이 선도적으로 전경련 탈퇴를 꺼내들며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던 전경련이 급격한 개혁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울러 정유라씨 지원 의혹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죄송하다" 또는 "지켜봐달라"라는 답변을 반복하며 최대한 몸을 낮췄다. 청문회에 비교적 성실하게 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을 처음 안 시점이 언제냐', '정유라에게 승마 지원금 37억 원을 주기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냐' 등의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또 의원들의 날선 추궁이 이어질 때면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 등의 다소 동떨어진 대답으로 즉답을 피했다. 전형적인 재벌들의 청문회 답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최악의 답변’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다른 총수들에 비해 솔직한 답변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전화통화 사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그는 "먼저 연락했던건 전화가 아니고 좀 만나자해서 직접 만났다"며 "조 수석이 대통령의 말이라고 하면서 그룹에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좀 자리를 비켜달라, 회사를 좀 떠나줬음 좋겠다고 해서 그 말 자체에 대해 처음에는 그럴 리가 없다고 의심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군부 정권 때나 이런 경우가 있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최순실씨의 지원 요청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거부했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최 회장은 “펜싱, 테니스, 또 하나의 종목에 대한 육성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실무진에게 들었다”며 “실무진이 사후에 당시 왔던 계획이나 얘기가 상당히 부실했고, 돈을 전해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기업 현실에서는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날 정유라씨에게 말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증여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7/2016120700463.html#csidxaeca0756bca24b9a48fd5ed865e56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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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07/2016120700463.html#csidx904d0c5729367c58b44be5aa96408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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