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s and ends

예뻐야 골프다” 골프복 입고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아웃도어 저문 자리 채운다

Marine Kim 2017. 1. 26. 20:18

2017 스포츠웨어 시장] ①“예뻐야 골프다” 골프복 입고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아웃도어 저문 자리 채운다

  • 김은영 기자
    • 08:04 | 수정 : 2017.01.17 15:20
    필드를 나온 골프웨어… 캐주얼+레저 합친 ‘레주얼 룩’ 인기
    올해 신규 브랜드만 10여개, 감각적인 기능성 웨어로 2030 골퍼 공략


    젊은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골프인구가 급증하면서 골프웨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와이드앵글 제공
    젊은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골프인구가 급증하면서 골프웨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사진=와이드앵글 제공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에서 내려온 아웃도어’란 말이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유명 아웃도어의 브랜드 로고가 달린 고기능성 등산복을 입는 사람들을 빗댄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제 ‘필드를 나온 골프웨어’라는 말로 대체해야 할 듯하다. 골프복과 일상복을 겸한 골프웨어가 인기를 끌면서 골프웨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웨어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골프 인구의 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골프는 특정층의 고급 스포츠로 분류됐지만, 최근 들어 여가시간 증대와 스크린골프의 확산, 소통과 교류를 동반한 사회적 운동이라는 특성이 맞물려 전 연령층으로 퍼지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올림픽 역사에서 1904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골프는 급속한 골프 인구 확장에 따라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시범 추가됐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다시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골프 인구는 약 600만 명으로 2004년 193만 명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골프 수준 역시 높아져 리우 올림픽에서 한국팀에게 마지막 금메달을 선사한 종목이 바로 골프였다.

    ◆ 골프는 내 돈 주고 즐기는 스포츠… 젊은 골퍼 늘자 골프웨어 시장도 떴다

    아웃도어 열풍에 밀려 십수 년간 패션업계 뒷방에 머물렀던 골프웨어가 골프의 대중화와 함께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011년 2조 880억 원 규모였던 골프웨어 시장은 2015년 3조 원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7.14% 증가했다. 반대로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 1600억 원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역신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나친 브랜드 난립과 고가의 가격정책,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다.

    한 백화점 바이어(구매 담당자)는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패딩으로 대표되는 등산복에 피로감을 느낀다. 반면 골프웨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불황과 김영란법 등으로 인해 중장년층의 필드 골프가 줄어든 반면, 스크린 골프 등을 중심으로 한 젊은 골퍼들이 대폭 늘고 있다. 골프가 접대 문화에서 내 돈 주고 즐기는 스포츠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골프복의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신규 브랜드 볼빅은 빅 모델 전지현을 내세워 인지도 확대에 주력한다./사진=볼빅 제공
    신규 브랜드 볼빅은 빅 모델 전지현을 내세워 인지도 확대에 주력한다./사진=볼빅 제공
    골프웨어 시장의 부상에 따라 브랜드 라인업도 화려해지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와이드앵글, 까스텔바쟉, LPGA갤러리, 왁, 마크앤로나 등이 론칭됐으며, 올해도 볼빅, 아가타 골프, 트레비스 골프, PXG, 멕케이슨, 트레비스 골프 등 10여 개 브랜드가 출사표를 던졌다.

    ◆ 젊어진 골프웨어… 올해 키워드는 ‘퍼포먼스와 젊음’

    “부모님께 선물할 옷을 사러 왔는데 생각보다 디자인이 젊고 화려해서 놀랐어요. 특히 심슨(The SImpsons) 캐릭터가 들어간 이 티셔츠는 제가 입고 싶을 정도예요” 한 골프웨어 매장에서 만난 오 모 씨(33세)는 유명 만화 캐릭터가 들어간 티셔츠를 자신의 몸에 대어보며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올해 골프웨어 시장의 키워드는 퍼포먼스(performance∙성과)와 젊음이다. 기존의 선두 그룹은 두잉웨어(doing wear∙실제 필드에서 입는 골프웨어)와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라인을 강화해 볼륨화를 추구하고, 신규 브랜드들은 기능성과 패션성을 앞세운 퍼포먼스 웨어(첨단기술과 소재로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작된 의류)로 젊은 골퍼들을 공략한다.

     ‘예뻐야 골프다’ 까스텔바쟉은 ‘아트 골프’ 컨셉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사진=까스텔바쟉 제공
    ‘예뻐야 골프다’ 까스텔바쟉은 ‘아트 골프’ 컨셉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사진=까스텔바쟉 제공
    정통 골프웨어가 클래식하고 중후한 멋을 내세운 것과 달리 최근의 골프웨어는 화려한 패턴과 컬러, 핏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레저웨어와 일상복을 겸한 범용성을 내세운 것도 차이점이다. 와이드앵글이 국내 아마추어 골퍼 5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골퍼들의 연습장과 필드에서의 패션 차이’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아마추어 골퍼 10명 중 4명이 골프 연습 시에도 골프웨어를 입고, 이 중 70% 이상은 외출, 여행,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필드, 일상, 출퇴근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레저(leisure)와 캐주얼(casual)을 합친 ‘레주얼 룩(leisual look)’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와이드앵글은 론칭 3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까스텔바쟉도 ‘예뻐야 골프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론칭 2년 만에 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브랜드는 프랑스 디자이너 쟝 샤를 드 까스텔바쟉(Jean-Caharles de Castelbajac)의 아트워크(artwork∙작품)를 접목해 ‘아트 골프(Art Golf)’를 제안한다.

    한 골프웨어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골프웨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골프웨어는 디자인이 화려하고 아웃도어와 비교해 가격부담도 적은 편”이라며 “올해는 2030세대를 겨냥해 감각적인 디자인과 고기능성의 퍼포먼스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16/2017011600490.html#csidx663914010896a4ababaa9dce4d53a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