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news

백인여성, LA서 한국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트럼프 취임 후 첫 한인 피해

Marine Kim 2017. 2. 3. 14:38

백인여성, LA서 한국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트럼프 취임 후 첫 한인 피해

  • 력 : 2017.02.03 11:13

미국 LA에서 한국계 할머니가 폭행을 당한 뒤 피를 흘리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인 할머니가 길거리에서 백인 여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인이 폭행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2일(현지시간) 전 세계 아시아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 '넥스트 샤크'(NextShark)에 따르면, LA의 거리를 걷던 한인 할머니는 백인 여자가 갑자기 세게 밀어 넘어지면서 이미가 2.5cm 정도 찢어졌고 피를 흘렸다.

이 장면을 목격한 린다 리씨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서 이 '묻지마 폭행' 사건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린다 리씨에 따르면, 한인 할머니가 길을 가고 있는데 백인 여성이 다가가더니 갑자기 “백인의 힘(White power)!”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밀치고 도망쳤다.

이를 본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이 여성을 뒤쫓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여성을 체포했다.

피해를 입은 한인 할머니는 미국 여권 소지자로, 30년 넘게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해 온 한국계 미국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기 싫어 아파트에서 혼자 거주한다고 린다 리 씨는 전했다.

‘넥스트 샤크’는 할머니를 공격한 27세 백인 여성은 현재 구금돼 있으며, 보석금 5만 달러가 책정됐다고 전했다.

'가짜 뉴스'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린다 리씨는 "절대 가짜가 아닌 사실"이라면서 "언론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가짜 뉴스를 생산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우리나라가 현재 얼마나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지에 관한 내 목소리를 내고자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린다 리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으나 미국 대통령이 증오와 부정의 문화를 독려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일이 버스를 기다리거나 거리를 걷던 내 할머니에게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적었다. 이어 "진정한 권력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의 증오와 무지를 전염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우려대로 소수인종과 흑인, 성 소수자 등을 향한 백인의 범죄가 이어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미 NBC뉴스에 따르면 미국 내 혐오 조장단체 감시 NGO인 남부빈곤법센터(SPLC)의 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8일 대선 이후 10일간 무슬림과 이민자, 성소수자를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900건에 달했다.

할머니를 공격한 백인여성이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트위터 캡쳐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03/2017020301194.html